핵심 요약
  • 트레이더들이 한쪽으로 쏠렸던 포지션을 청산하기 시작하면서, 11월 이후 러셀 2000 지수의 16% 급등세가 나스닥 100의 성과를 앞질렀습니다.
  • 트레이더들은 주가지수 옵션 시장을 통해 러셀 2000과 나스닥 100 지수 간의 상대적 성과에 대한 견해를 나타내는 '페어 트레이딩(Pair Trade)'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빅테크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중소형주들이 수년 만에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의 지표들은 이러한 상승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추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지난 4개월간 이어진 초대형 기술주 대비 러셀 2000 지수의 강세는 2025년 시장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아직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순환매(Market Rotation)' 현상 중 하나입니다. 작년 11월, 밸류에이션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 시작한 가운데 11월 20일에는 엔비디아(Nvidia)의 실적 발표와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NFP) 이후 불거진 기술주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트레이더들이 대대적인 헤지에 나서면서, E-mini 나스닥 100(NQ) 옵션 거래량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자료1: E-mini 나스닥 100 선물 옵션, 역대 세 번째로 높은 거래량

지난해 11월 21일 이후, 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는 16% 이상 급등하며 1월 22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같은 기간 나스닥은 단 8% 상승에 그쳤습니다. S&P 500 역시 1월 말 새로운 고점에 도달하기는 했으나, 러셀의 상승 속도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인공지능(AI) 열풍이 나스닥을 145%나 끌어올리는 동안 소형주들이 침체에 빠져있던 지난 3년의 흐름을 뒤집는 놀라운 반전입니다. 이 거래의 메커니즘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그 시작점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수년간 지속된 성과의 양극화

2023년 초, 나스닥 종합지수는 3년도 채 되지 않아 145% 급등하는 역사적인 랠리를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상승세는 단순히 그 규모 때문만이 아니라, 상승을 주도하는 종목이 매우 한정적이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했습니다. 특히 AI 진화의 최전선에 있는 소수의 초대형(mega-cap) 기술주들이 상승분의 대부분을 견인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의 크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있습니다. 나스닥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3년 11월 당시, S&P 500은 79% 상승에 그치며 한참 뒤처져 있었고, 러셀 2000은 단 43%라는 완만한 상승률을 보이며 격차가 더욱 벌어졌습니다. 나스닥의 이러한 거침없는 상승 동력은 금융 매체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대대적으로 보도되었지만, 러셀 지수의 상대적 부진은 비교적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자료2: 나스닥 100, S&P 500 및 러셀 2000 총수익률 비교

중소형주 부진의 근거

중소형주가 그동안 부진했던 데에는 몇 가지 타당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단연 '금리'였습니다. 2023년 1월 당시, 미 연준의 기준금리는 이미 4.25%라는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공행진 하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시장은 추가 금리 인상을 점쳤고, 예상대로 연준은 같은 해 7월까지 금리를 5.25%까지 끌어올리며 100bp(1% p)라는 강력한 압박을 더했습니다.

문제는 러셀 2000 지수에 포함된 중소기업들이 이러한 단기 금리 변동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현금이 넘쳐나는 애플이나 구글 같은 빅테크 기업들과 달리,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변동금리형 대출(Revolving rates)을 통해 사업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입니다.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입니다.

여기에 경제 불확실성까지 가세했습니다. 2022년 12월 GDP 성장률이 1.3%에 그치자, 시장에서는 당장이라도 경기 침체가 닥칠 것 같다는 공포가 확산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침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한번 시작된 불안감은 수 분기 동안 이어졌고 투자자들은 경기에 민감한 중소형주를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트레이더들의 '나스닥 사랑'은 식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2024년 가을, 연준이 금리 인하로 방향을 트는 '피벗(Pivot)'을 단행하며 100bp를 낮췄을 때도 나스닥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당시 시장의 지배적인 논리(Narrative)가 이미 '금리'에서 'AI'로 옮겨갔기 때문입니다. 금리 부담보다 AI가 만들어낼 폭발적인 모멘텀, 그리고 그 결실을 독점할 초대형주들의 저력에 시장이 열광했던 시기였습니다.

시장 상황의 변화

하지만 2025년 말에 접어들며 세 가지 중요한 변화가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첫째, 연준이 금리를 75bp(0.75% p) 인하하며 다시 완화 기조로 돌아섰습니다. 이번 금리 인하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타이밍'입니다. 보통 금리 인하는 경기가 나쁠 때 단행하지만, 이번에는 경제가 확장 국면에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연준은 다른 경제 지표들이 견조함에도 불구하고, 다소 둔화 조짐을 보이는 '노동 시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두 가지 임무(Dual Mandate)를 수행하기 위해, 경제 기초 체력이 튼튼한 상태에서도 고용 시장의 약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 AI가 일자리를 줄이는 동시에 생산성을 높여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것이라는 기대감입니다. 만약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2026년은 적당한 경제 성장과 낮은 실업률, 안정적인 물가가 공존하는 이른바 '골디락스(Goldilocks)'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감세, 규제 완화, 리쇼어링(제조업의 본국 회귀) 투자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전 세계를 상대로 사업하는 대기업과 달리, 국내 사업 비중이 높은 중소형주들은 이러한 내수 중심의 호재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큰 수혜를 입을 수 있습니다.

셋째, AI 열풍 자체가 피로감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11월 초 엔비디아가 20% 하락하고, '매그니피센트 7' 전체 종목이 10%가량 밀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수년간의 기록적인 상승폭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가벼운 조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시장에 아주 중요한 화두를 던졌습니다. 그동안 나스닥에만 쏠려 있던 매수세가 빠져나가고, 소외됐던 러셀 2000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포지션 청산'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의문입니다.

만약 이 가설이 맞고 이미 자금 이동이 시작된 것이라면, 러셀 2000이 나스닥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이른바 '상대적 강세'는 2026년까지도 충분히 이어질 수 있습니다.

거래 방법

이러한 견해를 실행에 옮기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주가지수 옵션을 활용한 페어 트레이딩(Pair Trading)**은 시장의 전체적인 방향과 관계없이 정해진 리스크 매개변수를 유지하면서 지수 간의 상대적 성과를 매매할 수 있게 해줍니다.

전략의 효과는 신중한 포지션 구성에 달려 있습니다. 트레이더는 명목 노출을 동일하게 맞추는 '달러 중립(Dollar-neutral)' 가중치와 러셀 2000 및 나스닥 100 지수 간의 역사적 변동성 차이를 반영하는 '변동성 조정(Volatility-adjusted)' 가중치 중에서 선택해야 합니다.

유동성이 풍부한 CME Group 주가지수 옵션 계약을 활용함으로써 시장 참여자들은 특정 지수가 다른 지수보다 우수한 성과를 낼 것이라는 확신만을 분리하여 거래를 구조화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방향성 있는 시장 전망을 최대 손실 한도가 명확한 실행 가능한 포지션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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