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이 지난 2009년 3월 바닥을 치고 올라온 이후, S&P 500의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은 41%에서 212%까지 무섭게 불어났습니다. 이는 주식시장의 거품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1929년 대공황 직전 수준을 뛰어넘은 수치인데요(자료1). 안전한 장기 채권 금리와 비교해 봐도, 지금 주식 가격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아 있습니다(자료2).

자료1: 미국 GDP 대비 S&P 500 시가총액 비중, 1929년 대공황 이후 최고치

자료2: 미국 국채 금리를 반영한 S&P 500 시가총액 비중, 역사상 최고치 경신

현재 미국 증시는 현재 주가수익비율 P/E (자료 3), 주가순자산비율 P/B (자료 4), 주가매출비율 P/S (자료 5)을 포함해 사실상 모든 평가 지표에서 매우 높은 밸류에이션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AI 혁명은 주가 밸류에이션을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호황기 수준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1990년대의 인터넷 버블 시대나, 전력화와 조립 라인 공정 도입으로 미국 제조업이 사상 최대의 대량 생산 호황을 누렸던 1920년대의 고점 영역에 다시 진입한 모양새입니다.

자료3: 2000년 IT 버블 수준까지 치솟은 S&P 500의 경기조정 P/E 지표

자료4: 2000년 Y2K 당시 고점을 크게 상회한 S&P 500 주가순자산비율(P/B) 추이

자료5: S&P 500 주가매출비율(P/S) 지표도 역사상 최고치 기록 중

우리가 지난 리포트에서 다루었던 연간 배당금에 대한 투자 심리와 실제 시장(S&P 500, 러셀 2000, 나스닥 100) 간의 격차에서도 확인했듯이, 현재 주가 수준은 기업들의 실제 현금 배당금이나 향후 지급될 배당금의 현재 가치와 비교했을 때 상당한 괴리를 보이며 저 멀리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이 모든 현상은 결국 하나의 냉정한 질문으로 이어지게 마련입니다: 과연 이 거대한 강세장은 얼마나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 그리고 투자자들은 다가올지 모르는 시장의 정점과 하락장 앞에서 어떤 전조 증상을 주시해야 할까?

시장의 고점을 잡아내기 위한 정량적인 기술적 지표들을 본격적으로 살펴보기 전에, 과거 주식시장과 다양한 원자재 및 자산들(금, 은, 역사적인 튤립 버블 등)이 1929년, 2000년, 2008년에 각각 어떻게 정점을 찍었는지 그 '타이밍'을 가볍게 돌아보고자 합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흥미로운 점은, 이 다양한 자산 시장들이 각 시대를 대변하는 10년 단위의 주기 중 '언제' 정점에 도달했는가 하는 사실입니다. (자료 6)

자료6: 각 10년 주기의 후반부(7~10년 차)에 집중되어 있는 글로벌 자산 시장의 역사적 고점들

재미있게도 역사적 데이터를 보면 각 10년 주기의 중간 지점에서 자산 시장이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꺾인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시장의 고점은 대개 10년 주기의 끝자락이나, 간혹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초입에 집중적으로 몰리는 경향을 보여왔어요.

어쩌면 투자자들은 10년 주기의 중간 지점까지는 눈앞에 펼쳐진 성장 트렌드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 믿고 미래를 무한히 신뢰하다가, 해당 연도가 막을 내리거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지금 이 가치 평가(밸류에이션)가 정말 적당한가?"라는 의문을 던지기 시작하는 것 아닐까요?

아래는 현재 미국 주식시장이 정점에 가까워졌는지, 혹은 아직 고점과 거리가 먼지 가늠해 볼 수 있는 3가지 핵심 매크로 지표를 소개해 드립니다.

  1. 기업 이익: 실질적인 기업들의 이익은 보통 주식시장이 진짜 고점을 찍고 꺾이기 전부터 선행해서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2. 신용 스프레드: 1990년대 말 닷컴 버블 당시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도 주가가 최종 고점에 도달하기 전, 채권 시장의 신용 스프레드가 먼저 넓어지며 경고음을 보냈습니다.
  3. S&P 500 옵션 시장의 내재변동성: 1990년대 후반과 2007년에 주가가 정점을 찍기 전, VIX 지수는 서서히 고점과 저점을 높여가는 계단식 상승 패턴을 그리며 시장의 위험을 예고하곤 했습니다.

기업의 이익

기업 이익의 GDP 대비 비중은 1997년 초 정점을 찍은 후 2000년 초까지 계속 감소했습니다. 미국 증시는 이 경고를 무시하고 랠리를 이어갔지만, 상승 과정에서 극심한 조정을 자주 겪었어요. 결국 S&P 500은 2000년에야 고점을 찍었고, 2002년 말까지 약 50%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006년 중반에도 기업 이익은 GDP 대비 정점을 찍고 1년 넘게 감소했으며, 주식시장은 한참 뒤인 2007년 10월에야 고점을 기록하고 무너졌습니다 (자료 7).

반면 지금은 기업 이익이 계속 성장하고 있어, 아직 고점에 도달하지 않았음을 시사합니다. 실제로 최근 몇 달간 실적 기대치가 워낙 빠르게 상승한 덕분에, 주가가 계속 오르는데도 S&P 500의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자료 8)이 나타나고 있죠.

자료7: 하락장이 오기 전 먼저 감소하는 기업 이익

자료8: 현재 S&P 500의 선행 P/E는 2020년 초와 비슷한 수준

여기서 보시는 Schiller CAPE(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 지수와 블룸버그 선행 P/E(주가수익비율) 지수에는 한 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Schiller CAPE 지수는 지난 10년간의 흐름을 사후적으로 되돌아보는 후행 지표인 반면, 블룸버그 선행 P/E 지수는 향후 기업 이익에 대한 시장 분석가들의 예상치를 기반으로 산출된다는 점이에요.

신용 스프레드와 주가지수 옵션의 내재변동성

하이일드 회사채와 미국 국채 간의 신용 스프레드는 2000년과 2007년 주식시장이 정점을 찍기 전에 먼저 넓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1990년대의 강세장은 두 단계로 나뉘었는데요. 1991년부터 1997년 말까지의 첫 번째 단계에서는 스프레드가 전반적으로 축소되면서, 블룸버그 미국 하이일드 회사채 OAS(옵션조정스프레드)가 미국 국채 대비 단 2.35% 높은 수준까지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1997년 말부터 주가가 정점을 기록한 2000년까지의 두 번째 단계에서는, 신용 스프레드가 오히려 확대되는 와중에도 주가가 계속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자료 9).

자료9: 2000년 증시 정점 직전 수년간 확대된 신용 스프레드 추이

주가지수 옵션의 내재변동성 역시 비슷한 패턴을 보였습니다.

내재변동성은 1990년부터 전반적으로 하락해 1996년에 바닥을 찍었어요. 하지만 1996년 말부터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S&P 500 지수는 강세장 랠리를 지속했지만, 상승 과정에서 주가 조정의 폭은 갈수록 더 커졌습니다 (자료 10).

자료10: 2000년 증시 정점 이전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내재변동성 추이

이러한 패턴은 2003~2007년 강세장에서도 나타났지만, 이때는 훨씬 더 압축된 형태로 전개되었습니다.

신용 스프레드와 내재변동성은 2003년부터 2007년 1월까지 전반적으로 축소·하락하는 추세였어요. 하지만 2007년 2월부터 다시 확대·상승하기 시작하더니, 같은 해 10월 S&P 500 지수가 최종 고점을 찍을 때까지 이 상향 추세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자료 11, 12).

자료11: 2007년 증시 정점 직전부터 다시 확대된 신용 스프레드 추이

자료12: 2007년 S&P 500 고점 도달에 앞서 상승 전환된 내재변동성

하이일드 회사채 스프레드와 주가지수 옵션 변동성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자산 가치 평가 모델(조건부 청구권 분석)에 따르면, 주식은 기업 자산 가치에 대한 '콜옵션'과 같고, 회사채는 무위험 국채에 '풋옵션 매도'를 결합한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기업 자산의 변동성이 커지면 자본 구조 전반의 옵션 가치가 함께 부풀어 오르게 됩니다. 강세장 후기에는 독특한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요. 신용 스프레드가 넓어지며 채권 위험(풋옵션 매도 리스크)이 커지는 와중에도, 주가는 변동성과 함께 위로 치솟는 현상(콜옵션 효과)이 발생하곤 합니다. 하지만 결국 이렇게 누적된 변동성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며 하락장(약세장)을 불러오는 원인이 돼죠.

그렇다면 지금의 시장 상황은 어떨까요?

현재 신용 스프레드는 역사상 가장 좁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아직 넓어질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자료 13).

많은 가치 평가(밸류에이션) 지표가 과열을 가리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용 스프레드 관점에서는 주식시장의 진짜 고점까지 아직 상당한 거리가 남아있음을 시사합니다.

자료13: 역사적 최저 수준을 유지 중인 현재의 신용 스프레드

이와 대조적으로 S&P 500 지수 옵션의 내재변동성은 지난 2024년에 바닥을 찍은 후, 최근 고점과 저점을 서서히 높여가는 계단식 상승 패턴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자료 14).

이처럼 VIX 지수가 완만하게 오른다는 것은 이번 상승 랠리가 점차 변동성을 키워가고 있음을 의미해요. 하지만 이러한 상승 추세가 신용 스프레드 확대, 기업들의 향후 실적 전망(포워드 가이던스) 악화, 그리고 실질적인 기업 이익의 감소 등으로 확실하게 증명되기 전까지는 시장의 주기적 정점이 아직 저 멀리에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과거의 역사적 패턴이 이번에도 똑같이 반복된다면, 현재 시장이 보여주는 탄탄한 회복력은 투자자들이 이번 10년 주기의 중간 지점까지는 성장이 무한히 지속될 것이라 낙관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즉, 밸류에이션의 적정성 같은 구조적인 의문들은 이번 10년 주기의 끝자락이 되어서야 비로소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다만, 시장이 앞으로도 계속 랠리를 이어간다고 하더라도 그 상승세는 갈수록 더 거칠어질 것이며, 급격한 주가 조정에도 훨씬 더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자료14: 2024년 최저점 기록 이후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내재변동성 추이

주가매출비율(PSR)이나 Schiller CAPE(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처럼 고평가된 탑다운(Top-down) 밸류에이션 지표들을 보면 1929년이나 2000년의 대폭락장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장의 내부 구조를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더 복잡한 이야기가 숨어있어요.

과거의 주기적 고점들과 달리, 현재는 기업들의 실적 기대치가 워낙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서 선행 P/E(주가수익비율)의 상승을 억제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모펀드(Private Credit) 시장의 문제나 신용카드 대금 및 자동차 대출의 연체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하이일드 신용 스프레드는 기업들이 심각한 경영 난을 겪고 있다는 신호를 거의 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주가지수 거래

당사의 주가지수 선물 및 옵션은 투자자가 24시간 활용할 수 있는 풍부한 유동성을 제공합니다.


본 보고서의 모든 예시는 상황에 대한 가정적 해석으로, 설명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습니다. 본 보고서는 오직 필자의 견해를 반영해 작성된 것으로, CME Group 및 계열사의 견해를 반드시 반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본 보고서와 이에 수록된 정보를 투자 조언이나 실제 시장에서 발생한 결과로 간주해서는 안 됩니다.

CME Group은 가장 다양한 파생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세계를 선도하는 시장입니다. CME Group은 4개의 적격거래소(DCM: Designated Contract Market)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거래소의 규정 및 상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다음 해당 거래소를 클릭하여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CME, CBOT, NYMEXCOMEX.

©  2026 CME Group. 제권리 유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