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하루 평균 27만 배럴이 늘면서 미국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1,320만배럴에 도달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드릴, 베이비 드릴”이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규제완화를 통해 미국 내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늘리고 이를 통해 인플레이션 억제 및 수출증대를 이루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작년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미국내 원유생산이 본인의 공약대로 여기서 더 늘어날수 있을까요?
현재 미국에서 원유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지역은 퍼미안 지역으로 생산량의 48%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생산량 증가도 이 지역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2024년 WTI 평균가격은 77달러로 퍼미안 지역의 평균 손익 분기점인 63달러 보다 충분히 높았기에 생산량 증가도 이루어 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고 현재의 WTI가격은 퍼미안 지역의 손익분기점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이런 가격대가 유지된다면 아무리 규제를 완화해도 생산량을 늘리기 어렵습니다. 가격이 최근들어 이렇게 하락한 원인은 무엇일까요? 주요 하락요인은 중국의 수요 둔화, 관세전쟁으로 인한 경기둔화 우려, OPEC+의 증산결정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중국은 세계 2위의 원유 소비국이지만 자체 생산이 적어 소비량의 7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원유 수요가 정체되었고, 저렴한 원유를 러시아에서 구입하면서 다른 국가들로부터의 수입량을 줄이다 보니 전세계의 유가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이후 유가가 급락했고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급락했습니다. 대부분 국가들의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하기는 했지만 기본관세 10%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고, 미중 간 관세 보복 공방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관세 관련 협상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은 세계 경제 성장 및 원유 수요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OPEC+는 하루 350만 배럴의 감산을 단행했고, 이 중 대부분은 사우디에서 부담했었지만, 최근 기존의 감산기조에서 증산으로 상황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올해 5월부터 공급량을 시장 예상치인 13만 배럴 증가보다 많은 41만 배럴 증가로 확대했으며, 6월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공급을 늘릴 예정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OPEC+의 공격적인 공급량 증가는 2025년 내내 시장이 공급과잉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거 OPEC+의 증산은 가격하락으로 이어진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1985년 사우디가 생산량을 하루 600만 배럴에서 1,000만 배럴로 늘렸을 때는 유가가 배럴당 32달러에서 12달러로 70%이상 하락했고, 2014년말 사우디가 생산량을 늘렸을 때는 유가가 90달러에서 25달러 까지 하락했었습니다. 이번에 증산된 양 자체는 아직 많지 않지만 앞으로 증산량이 늘어날 경우 시장은 추가적인 하락압력을 받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은 원유생산을 늘릴 수 있을까요? 아마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미 설비투자 축소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최대주주로 있는 옥시덴탈 에너지는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기존 대비 설비투자 비용을 줄이겠다고 발표하였고, 다른 대형업체인 다이아몬드 에너지도 석유시추에서 가장 큰 원가를 차지하는 Casing 비용이 철강 관세로 인해 지난 분기 10%이상 증가했다고 밝히면서 2025년 설비투자를 38~42억달러에서 34~38억달러로 축소하고 국제유가가 65불 이상 유지되면 정상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62달러인 WTI가격은 2015년 기준으로 45달러에 해당하며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역대 최저수준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기업들이 예전의 가격하락 당시 보다는 건전한 재무상태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현재의 배당추세를 감안할 때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생산량을 늘릴 여유는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재 유가 약세 요인인 중국수요 감소, 관세전쟁, OPEC+ 증산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에, 가격 상승없이 규제 완화만으로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을 추가로 더 늘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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