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천연가스 수송공급 계약이 작년말에 연장 없이 종료되었기에, 2025년 1월1일부터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공급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공급이 전면 중단되었습니다. 이 가스관은 슬로바키아, 헝가리, 오스트리아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는데 러-우 전쟁 중에도 계속 유지되었고 이를 통해 러시아가 벌어들이는 수입은 연간 50억달러에 달했습니다. 러시아로부터의 가스공급이 중단되면서 이들 국가의 물량확보가 우려되었으나, 독일과 이탈리아와 연결된 가스관을 통해 아제르바이젠 등 대체 공급지의 물량이 유입되면서, 다소 비용이 상승하기는 했어도 큰 문제없이 물량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남아있는 유럽향 가스관은 TurkStream 1개뿐
문제는 러시아 입니다. 러시아는 1970년대부터 독일 등 유럽의 자금과 기술을 들여와 시베리아 가스전을 개발하였고, 여기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유럽에 공급하면서 에너지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습니다. 우크라이나 우렌고이 가스관을 시작으로 벨라루스에서 폴란드로 향하는 야말, 독일과 직통하는 노르트스트림, 흑해를 통과하는 투르크스트림등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을 잇달아 건설하면서 2021년에는 유럽천연가스 수요의 40%이상을 공급했습니다. 하지만 야말은 러-우 전쟁 발발직후인 2022년 4월에 끊어졌고, 노르트스트림은 8월에 공급중단후 9월에 폭파되었습니다. 이번에 우크라이나 우렌고이 가스관이 막히면서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은 튀르키에를 거쳐 헝가리, 세르비아 등으로 향하는 투르크스트림 1개만 남게 되었습니다. 우렌고이가 투르크스트림 보다 규모가 컸던 점을 감안하면 가스관을 통해 유럽으로 가는 러시아 천연가스는 절반이하로 줄어들것으로 예상됩니다.
빠르게 줄어든 유럽의 러시아 가스 비중
가스관을 통한 유럽내 천연가스 (PNG) 수입물량 중 2021년 기준 40%가 넘었던 러시아 비중이 2023년에는 8%로 줄었고 올해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어 4%정도 밖에 안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여기에 러시아산 LNG수입물량을 합해도 올해는 10% 를 넘기 어려울것으로 예상됩니다. 줄어든 러시아 물량은 미국 및 기타지역의 물량들로 빠르게 자리를 채우고 있으며, 현재 20%정도를 공급하고 있는 미국의 비중은 LNG수입만으로 보면 50%에 달하고 있습니다.
높은 수준으로 시작했지만 추운 날씨로 유럽내 재고는 빠르게 소진중
지난 겨울에는 유럽의 날씨가 따뜻하게 유지되어 천연가스 재고량이 과거 평균치보다 높게 유지되었고 이번 겨울의 시작도 높은 재고 수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올 겨울이 상당히 춥기에 유럽내 천연가스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 현재는 저장고 용량의 70%이하만 남아있고 이는 전년대비 15%낮은 수준입니다. 이번 겨울은 큰 문제 없이 지나가겠지만 여름부터는 다시 저장고를 채워야 하고, 평소보다 많은 양을 채워야 함에도 러시아로부터의 PNG공급이 줄어들기에 부족분을 LNG로 채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LNG수출 1위인 미국의 물량을 놓고 유럽과 동아시아의 경합으로 높은 가격 예상
미국은 2024년에 연간 9,000만톤을 수출하면서 세계 1위의 LNG수출국이 되었고, 올해는 신규 프로젝트 가동으로 연간 1억톤의 LNG를 수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은 유럽과 동아시아로 LNG를 보낼 수 있는 위치에 있고, 이러한 미국산 LNG를 놓고 유럽과 동아시아가 경합을 벌이고 있어서 올해 내내 높은 수준으로 가격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러시아의 대형 가스전 대부분은 서시베리아에 위치
그렇다면 유럽으로의 수출길이 줄어든 러시아의 천연가스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원유는 이동이 용이하기에 서방에서 제재를 해도 중국, 인도 등에 저가로 공급하면 판매할 수 있지만 천연가스는 가스관이나 LNG터미널 등 대규모 인프라가 없으면 판매를 할 수 없기에 제약이 많습니다. 유럽의 가장 큰 가스전의 대부분은 서시베리아 분지에 밀집되어 있고 동쪽지역에도 가스전이 있기는 하지만 규모면에서 차이가 많습니다.
파이프 라인은 대부분 유럽으로 연결
주요 가스전과 수요처가 서쪽에 있다보니 러시아의 파이프 라인의 대부분은 서쪽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동쪽에는 Power of Sieberia라는 파이프라인이 있으며 동부에 있는 가스전에서 중국으로 가스를 수송하는데 쓰이지만 규모면에서는 차이가 큽니다.
타격을 많이 받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출
에너지별로 러시아의 2021년과 2023년 수출을 비교해보면, 원유의 경우 유럽 감소분의 대부분이 중국과 다른 국가들로 판매되었고 석탄의 경우는 감소분의 대부분이 중국에 판매되었습니다. 하지만 PNG의 경우 유럽 감소분의 1/10정도인 극히 일부분만 중국에 판매되었고, LNG의 경우는 유럽 이외에는 중국만 수입량이 증가했습니다. 천연가스의 이동상 제약 때문에 현실적으로 중국 이외에는 수출량을 급격하게 늘릴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에 중국에 대한 러시아의 의존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수출에 목을 메야 하는 러시아
중국은 다양한 국가에서 PNG와 LNG를 수입하고 있으며 수입량도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파이프라인이 충분하지 않아서 아직은 LNG 수입량이 더 많고 PNG중에서도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밖에 되지 않습니다. 중국으로의 물량을 늘리려면 Power of Sieberia 2 (PS2)의 가동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PS2는 야말에서 중국의 서부쪽을 연결하기 때문에 주력인 서시베리아 가스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PS2가 가동된다고 해도 2021년 유럽 수입물량의 절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중국은 다른 대안들도 있기 때문에 PS2에 대해 확답을 하고 있지 않아 언제 추진이 될지도 아직 미정인 상황입니다.
러시아도 LNG수출 확대에 적극적
러시아의 가장 큰 가스전들은 서쪽에 위치해 있고 파이프 라인이 막힌 상태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LNG밖에 답이 없기 때문에 러시아도 LNG수출확대에 대해 적극적입니다. 현재 러시아에는 야말과 사할린2 등 2개의 주요 LNG 터미널과, 비소츠크, 포르토비야 등 LNG 터미널도 있습니다. 신규 Artic LNG2 터미널도 작년부터 LNG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나 서방의 제재로 인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지난해 말에는 생산량이 제로 수준으로 하락했습니다. 야말이나 Artic 2 모두 북극권내에 위치하기에 겨울에는 북극해가 얼어 중국과 아시아 등으로 LNG를 수출하기 이상적이지 않습니다.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러시아 정부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정도로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제재로 인해 수입은 점점 줄어드는데 단기적인 해결책은 없는 상태입니다. 러시아가 취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 건설도 시간이 10년이상 걸리지만, 물량조차 장담하지 못하는 상태이고 LNG도 제재로 인해 빠르게 늘리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따라서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시장 공급은 당분간 억제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천연가스 가격은 당분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장 빠른 해결책은 러-우 전쟁이 종식되면서 제재가 풀리는 것이겠지만 러-우전쟁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보고 있는 미국이 과연 제재를 풀어줄 이유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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