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와 리튬 시장은 현재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난 4년간 휘몰아쳤던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뒤로하고, 리튬과 코발트 가격은 마침내 새로운 바닥권을 다지는 모양새입니다. 이 원자재들은 공급망 불안, 완성차 업체의 공격적인 조달, 시장의 즉각적인 공급 부족 우려가 맞물려 2022년 5월(코발트)과 12월(리튬)에 사이클상 고점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시장은 가파른 구조적 조정 국면에 진입했습니다.

그 뒤 몇 년간, 새로운 공급 물량이 유입되고 생산국들의 개입이 있었으며, 거시경제적 역풍으로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리튬과 코발트 가격은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기업들은 자본 지출(CapEx)을 유예했고, 채산성이 낮은 광산들은 운영을 중단하거나 유지 보수 모드로 전환했습니다.

2026년 현재, 가격은 당시의 저점에서 회복하고 있습니다. 리튬 현물 가격은 2025년 저점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하여 kg당 20달러 선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코발트 역시 파운드당 10달러 수준에서 25달러 이상으로 회복되었습니다.

[그림 1] 코발트·리튬 가격의 주기적(사이클) 조정 추이

그러나 현재의 가격 회복세를 지난 2022년의 사이클 고점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그간 원자재 시장의 하부 구조 내에서 일어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간과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코발트와 리튬의 시장 펀더멘털은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제 전체 유효 시장의 체급 자체가 훨씬 커졌을 뿐만 아니라, 수요처 역시 다변화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시장 참여자들이 가격 변동성을 제어하기 위해 파생금융상품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시장 확장: 최종 소비자(엔드유저)층의 다변화

현재 시장 환경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지난 사이클 고점 이후 최종 소비자(엔드유저) 시장의 외연이 어떻게 확장되었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2022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리튬과 코발트의 수요 분석은 주로 승용 전기차(EV) 성장률에만 지나치게 종속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팬데믹 직후 폭발적이었던 전기차 판매 성장률 자체는 현재 정상화 단계(안정기)에 접어들었으나, 절대적인 판매 물량 측면에서는 이미 거대한 기초 수요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5년 글로벌 승용 전기차 판매량은 2,000만 대를 돌파했습니다. 이는 지난 사이클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원자재 소비의 강력한 하방 지지선이 구축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림 2] 글로벌 전기차(EV) 판매량 추이

2022년 고점과 2026년 회복기 사이의 시장 역학 관계는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의 성숙도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유틸리티 기업과 지역 전력망이 간헐적인 재생 에너지 비중을 높임에 따라, 고정형 에너지 저장 장치는 단순 보조 기술에서 핵심 전력망 인프라로 격상되었습니다. BESS 성장은 리튬 탄산염 수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데, 이는 BESS의 주력 기술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코발트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림 3] 전 세계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신규 설치 용량 추이

지표를 살펴보면 시장의 양적 성장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지난 2022년 18만 7,000 MT(메트릭톤) 수준이었던 글로벌 코발트 수요는 2026년 현재 27만 6,000 MT로 48% 급증했습니다. 이 중 배터리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기존 70%선에서 75%로 확대되었습니다.[1] 리튬 시장의 성장세는 한층 더 매섭습니다. 2025년 리튬 총수요는 약 140만 MT(업계 표준인 탄산리튬 환산·LCE 기준)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2022년의 80만 MT 대비 무려 75%[2]폭증한 수치입니다. 특히 리튬은 전체 수요의 90%가 배터리 부문에 집중되어 있어, 사실상 배터리 산업이 전체 리튬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공급 패러다임 전환: 자본 통제와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

최근 기록한 저점 매물대에서 가격이 위로 밀려 올라오는 현상은, 원자재 시장 특유의 전형적인 공급 사이클 매커니즘이 작동한 결과입니다. 리튬과 코발트 가격이 한계 생산 비용을 밑돌자 가동을 중단하고 시장을 이탈했던 광산 기업들이, 최근 가격 반등에 맞춰 유휴 설비 재가동을 타진하고 있으나 실제 물리적인 공급량 확대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합니다.

리튬 부문에서는 가격 환경 악화로 인해 중국의 레피도라이트(인청석) 생산업체 등 고비용 사업자들이 감산에 돌입했습니다. 이후 호주와 남미의 주요 생산 기업들은 신규 설비 확장을 지연하고 자본 지출을 줄였습니다. 광업 분야는 신규 광산 발견부터 상업 생산에 이르기까지 통상 10년 이상이 소요될 만큼 리드 타임이 매우 깁니다. 따라서 지난 2024~2025년 침체기 동안 단행된 자본 투자 축소는, 2026년 현재와 그 이후 미래 시장의 공급 대응 능력을 근본적으로 제약하는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현재 형성된 시장 청산 가격은 시중에 새로운 공급 물량 유입을 유도하는 인센티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코발트 가격 회복은 공급 측면의 긴축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2022년 고점 이후 콩고민주공화국(DRC)의 생산 확대와 인도네시아의 부산물 공급 증가로 인한 심각한 공급 과잉을 겪은 후, 글로벌 수급 균형은 확실하게 변화했습니다. 수출 흐름을 관리하기 위해 콩고민주공화국 정부는 2026~2027년 연간 해외 반출량을 약 9만 6,600 MT로 제한했습니다. 이는 콩고민주공화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2024년 최고 생산량 대비 거의 절반 가까이 감소한 수치입니다.

이러한 규제는 시장을 구조적 과잉 상태에서 중간 원료 부족 상태로 전환시켰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생산량 확대로 일부 상쇄 효과는 있지만, 공급 격차를 메우기에는 부족합니다. 항공우주 분야의 꾸준한 수요와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사용하는 프리미엄 전기차 수요가 결합되어, 이러한 공급 위축은 현물 시장을 상당히 타이트하게 만들었습니다.

가격 리스크 관리의 패러다임 전환: '선물화(Futurization)'의 도입

공급과 수요의 변화가 앞으로도 현물 가격 형성을 주도하겠지만, 코발트 및 리튬 파생상품 시장의 성장으로 업계의 리스크 관리 방식 또한 근본적으로 변화했습니다.

지난 사이클 고점 당시만 하더라도 배터리 핵심 광물 공급망 내에서 금융 헤지(Hedging)를 통한 리스크 관리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습니다. 이로 인해 완성차 업체(OEM)와 광산 기업들은 극심한 현물(Spot) 가격 변동성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습니다.

이러한 무방비한 노출이 초래한 재무적 후폭풍은 지난 2023~2025년 가격 폭락기 동안 극명하게 증명되었습니다. 원자재 가격이 크게 하락하자, 업스트림 광산 기업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고 울며 겨자 먹기로 감산이나 재고 적재에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반면 다운스트림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생산 라인의 투입 원가가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널뛰는 상황을 속수무책으로 견뎌내야 했습니다. 이 같은 극심한 혼란은 가격 격변기에 단순히 실물 계약의 '재협상 능력'에만 의존하는 기존 방식이 얼마나 치명적인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는지 똑똑히 각인시켜 주었습니다.

이에 발맞춰 CME Group은 지난 2020년부터 배터리 메탈 파생상품 라인업을 빠르게 구축해 왔습니다. 그 결과 현재 시장에서는 코발트 선물·옵션, 수산화코발트 선물, 수산화리튬 선물·옵션, 탄산리튬 선물은 물론, 핵심 원료인 스포듀민(리튬 정광; Spodumene) 선물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거래가 가능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원자재 업계 역시 가격 변동성 헤지(Hedging)를 위해 이러한 장내 파생금융상품들을 포트폴리오에 적극적으로 편입하는 추세입니다.

코발트 메탈 가격이 사이클상의 정점을 찍었던 지난 2022년 5월 당시, 코발트 선물 시장의 유동성과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은 일평균 거래량(ADV) 35계약, 미결제약정 2,300계약[3]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시장의 성숙도가 높아진 2026년 4월 기준 해당 선물의 일평균 거래량은 159계약으로 늘어났으며, 미결제약정은 14,000계약을 돌파하는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더해 코발트 옵션 계약의 유동성 역시 올해 연초 이후 일평균 50계약(2026 YTD ADV)을 기록하며 완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가격 변동성 리스크를 헤지하려는 업계 참여자들에게 더욱 유연하고 다각화된 리스크 관리 수단을 제공하는 핵심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발표하는 코발트 선물 '거래자 포지션 동향(CoT)' 보고서는 실제 원자재 업계(상업적 부문)가 선물 시장을 리스크 관리에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생산자·유통상·가공업체·실수요자 등을 아우르는 상업적 참여자(PMPU)들은 주로 현물 매수(Long) 포지션의 리스크를 제어하기 위해 선물 시장에서 매도(Short) 헤지를 취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격 상승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선물 매수(Long) 포지션을 구축하는 상업적 참여자들 역시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실제로 가격의 바닥권을 형성하던 지난 2025년 1분기 당시, 상당수의 상업적 참여자들이 선물 매수 포지션을 대거 구축하며 당시의 바닥권 가격을 매입 단가로 확정 짓는 영리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이후 콩고민주공화국의 수출 규제 개입으로 가격이 반등세로 돌아서자, 이번에는 PMPU의 매도(Short) 포지션이 다시 급증하며 생산자와 유통회사들이 새로 회복된 가격대에서 장기 공급 물량의 마진을 조기에 확정 짓는 흐름이 관측되었습니다.

[자료 4] 코발트 메탈 선물의 상업적 헤지(Commercial Hedging) 포지션 동향

리튬 가격이 사이클상의 정점을 기록했던 지난 2022년 12월 당시만 하더라도, 리튬 선물 시장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초기 단계에 불과해 유동성이 거의 전무한 수준(일평균 거래량 15계약)이었습니다. 반면, 2026년 올해 연초 이후(YTD) 기준 수산화리튬 선물의 일평균 거래량(ADV)은 449계약으로 폭증했으며, 미결제약정은 1만 5,000계약을 돌파하며 시장의 체급이 완연히 달라졌습니다.

나아가 시장 참여자들은 수산화리튬뿐만 아니라 탄산리튬 선물(2026 YTD ADV 92계약)까지 리스크 관리 수단으로 폭넓게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리튬 선물 시장 전반의 외연이 전방위로 확장되는 추세입니다.

수산화리튬 선물 시장의 CFTC 거래자 포지션 동향(CoT)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4], 상업적 참여자 카테고리 내에서 코발트 선물과는 확연히 대조되는 포지션 구축 기류가 관측됩니다. 지난 2025년 3분기 가격 바닥권을 통과하기 직전 리튬 장세가 극도로 위축되었을 당시, 상업적 참여자(PMPU) 부문은 추가적인 가격 하방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선물 매도(Short) 포지션을 꾸준히 누적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가격이 바닥을 치고 돌아선 이후부터는, 이들 부문의 숏 헤지(매도 리스크 관리) 활동이 눈에 띄게 완화(축소)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포지션 축소 움직임은 현재 생산 물량의 상당 부분을 의도적으로 헤지하지 않은 상태로 개방함으로써, 생산자와 유통회사들이 향후 전개될 가격 회복 장세의 수혜(마진 확대)를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전략적 포지셔닝으로 전환했음을 시사합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수산화리튬 선물과 같은 장내 상장 파생상품을 활용해 상업적 리스크 노출도를 얼마나 역동적으로 제어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결국 이 데이터는 시장이 전형적인 약세장에서의 '하방 위험 방어' 단계에서 벗어나, 장세 전환기의 '선별적 헤지 포메이션'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투영합니다. 궁극적으로 코발트와 리튬 선물 시장에서 관측된 이러한 포지션 구축 흐름은 규제화된 장내 시장이 제공하는 '효율적인 리스크 전가 메커니즘'의 진가를 증명합니다. 이를 통해 시장 참여자들은 실물 수급 균형의 격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자신들의 롱·숏 헤지 규모를 그 어느 때보다 유연하게 최적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림 5] 수산화리튬 선물의 상업적 헤지(Commercial Hedging) 포지션 동향

2026년 현재 전개되고 있는 코발트와 리튬 시장은 지난 2022~2023년 당시의 모습과 체급부터 확연히 다릅니다. 공급 사이드의 강력한 구조 조정과 전기차(EV) 제조업의 가파른 외연 확장, 그리고 탄산리튬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의 폭발적인 수요 증폭이 맞물리며 가격은 사이클상의 저점을 딛고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장내 선물 시장을 활용하는 빈도가 늘어났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리튬과 코발트가 마침내 '글로벌 표준 원자재'의 반열로 완벽히 진입했음을 시사합니다. 물론 이처럼 급성장하는 원자재 시장에서 가격 변동성은 앞으로도 떼어놓을 수 없는 고유한 속성이겠지만, 이제 시장 참여자들은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다각화된 파생금융상품을 손에 쥐게 되었습니다. 이는 향후 배터리 메탈 시장이 흔들림 없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안정적인 제도적 기반이 될 것입니다.

참고 자료


본 보고서의 모든 예시는 상황에 대한 가정적 해석으로, 설명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습니다. 본 보고서는 오직 필자의 견해를 반영해 작성된 것으로, CME Group 및 계열사의 견해를 반드시 반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본 보고서와 이에 수록된 정보를 투자 조언이나 실제 시장에서 발생한 결과로 간주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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