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용시장과 정책 대응

실업률 데이터는 그 어떤 다른 데이터보다 이번 팬데믹이 미국 경제에 가져온 막대한 피해를 입혔는지 여실히 입증하며, 그 피해 규모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월간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4월에 2천만여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실업률은 심각한 수준인 14.7%로 집계되었습니다. 노동 통계국에 따르면 이번 팬데믹으로 인해 해고된 많은 근로자의 실직 사례가 잘못 분류된 경우가 많아, 이러한 숫자는 실제 수치보다 낮은 수치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이러한 분류상 오류를 고려하여 실업률을 조정할 경우, 실업률은 약 19%에 달합니다. 또한, 4월 중순에 실시된 이 일자리 설문조사에는 4월 중순 이후에 발생한 추가 피해가 반영되지 않았으며, 5월 이후에도 실직 사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2020년 3월 15일부터 5월 2일까지 3,300만여 명이 실업 보험을 청구했습니다.

이러한 일자리 손실 수준의 심각성을 진단하려면 자연스럽게 1930년대와 비교하게 됩니다. 이 시대는 미국 실업률이 20%를 초과했던 마지막 시기입니다. 두 시대가 동일하다는 결론을 내리기 전에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위기의 경우, 실업률 폭등을 가져온 원인은 재정적 위기가 아닌 팬데믹입니다. 2020년 위기의 경우, 몇 년이 아닌 단 몇 주 사이에 경제가 붕괴됐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즉시, 그리고 대규모의 정책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첫 몇 년간 경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부정했던 대공황 시대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차이점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재정 문제로 촉발된 위기와는 무관한 노동시장 침체

이번 노동시장의 공황 상태는 팬데믹으로 촉발됐으며, 금융위기로 인해 촉발된 것이 아닙니다. 이제 비로소 전 세계적으로 완화되기 시작한 경제 폐쇄로 그간 여행이 차단되고 식당 영업이 중단되면서, 서비스 산업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히는 지진 같은 충격파를 일으켜 수요는 축소되고 그 여파가 제조 부문과 다른 부문으로 확산되었습니다. 1929년에는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엄청난 금융 공황 상태가 발생했고 은행 시스템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1929년의 위기는 2008년의 위기와 공통점이 더 많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정책 대응에 대해 논의할 때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경제 붕괴 속도

금융 공황 심리는 몇 달(심지어는 몇 년)에 걸친 은행 시스템의 막대한 부채 축소가 특징입니다. 부채 축소는 과거 과다한 부채 창출에 힘입어 성장하던 경제가 도미노 효과로 연쇄적으로 무너지는 패턴을 따릅니다. 하지만 이번 의료 위기가 촉발한 경제 폐쇄는 물리학에서 계단식 네트워크 붕괴로 알려진 위상변이 현상을 초래했습니다. 그 하락세는 급격하고 단 몇 주 사이에 나타났습니다. 1929년 주식시장 붕괴 이후 4년에 걸쳐 진행됐던 대규모 실업률과 같은 장기적인 경기 하락과는 다릅니다. 이번 위기에서는 최악의 피해가 초기에 집중되고, 훨씬 빠르게 2020년 중에 끝날 것이며, 일단 바닥을 친 후에 속도는 느리되 바로 재건 단계에 돌입할 가능성이 큽니다. [“위상전이의 관점에서 바라본 정책 분석" 기사에 관한 추가 내용은 https://www.cmegroup.com/education/featured-reports/policy-analysis-through-the-lens-of-phase-transitions.html] 페이지에 있는 당사의 리서치 보고서를 참고하십시오.

즉각적인 대규모 정책 대응

미국이 경험한 2008년과 1929년의 위기를 구분하는 핵심 특징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대응이었습니다.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관리에 실패하고, 난잡한 대형 보험사 IAG 구제 금융 공급 이후, 그로 인해 촉발된 금융 공황 상태의 범위를 파악한 미국 연준은 미국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보존하려면 연준이 결단력 있는 행동에 나서 “최후의 대출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불과 몇 개월 만에 연준은 약 1조 달러에 달하는 부실 증권을 매입했고, 은행 시스템의 장부 부담을 덜어준 것은 물론, 단기 금리를 제로 금리에 가까운 수준으로 인하하고, 긴급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금융 시스템의 여러 섹터에 특별 지원 대책을 제공했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1929-1933년 사이 연준은 수천 개 은행이 파산하는 것을 방관하였습니다. 1907년의 금융 공황 발발 후, 금융공황이 대공황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최후의 대출자" 역할을 수행할 목적으로 설립되었던 기관이 바로 연준이었다는 점에서 당시의 상황은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었습니다. 1930년대에 첫 시험대에 오른 연준은 정말 처절하게 실패했습니다. 2008년, 연준은 위기 상황에 맞춰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며 금융 시스템과 경제를 보호하는 정책을 펼쳐 1930년대의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았습니다.

이번 2020년 위기 상황에서는 연준이 2008년에 활용했던 전략을 다시 꺼내 들고 금융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위기 때보다 더 많은 몇 조에 달하는 자금을 풀었습니다. 1930년대의 위기는 수수방관이 얼마나 위험한 정책인지 뚜렷한 교훈을 남겼습니다. 2008년 위기는 신속하고, 결단력 있게, 최대한 강력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1929년과 2020년의 정부 재정정책 대응 방식에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1932년 11월 대통령 선거가 있기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의 대공황은 한창 진행 중이었습니다. 두 대통령 후보 모두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엄격한 재정 규율에 대한 소신을 강조했습니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가 총선에서 여유 있게 당선되었고,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실업률을 줄이려면 막대한 경기 부양책과 취업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루스벨트 대통령은 신속하게 균형 재정 고수 의지를 버렸습니다. 1930년대 연준이 손 놓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 부양책은 경제 재건에 크리티컬한 동력을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1936-37년에 정부가 긴축 재정으로 복귀하면서 1937년 경제가 잠시 침체 국면을 맞이했다는 점, 그리고 실은 1940년대의 전시 재정 지출 확대가 대공황에 확실한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은 언급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2008년 이후 시점에는 정치적 혼란이 소규모 긴축 재정을 초래한 바 있습니다. 2011년에 지출 자동 삭감 조항이 발효되었고 2001년과 2003년의 감세 조치가 2012년 연장되지 않고 소멸되었고, 20009년 급여세 인하 역시 소멸됐습니다. 지출 증가 둔화와 사실상의 증세 덕분에 미국 재정 적자는 2009년 GDP의 10%에서 2016년 GDP의 2.2 %로 감소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부는 경제 성장 주도 책임을 연준에 넘겼으며, 연준은 2017년 중반까지 금리를 1% 이하로 유지했습니다. 연방정부 지출 제한 외에 추가로, 주정부와 지방정부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지출을 대폭 줄이면서, 2013년까지 고용 증가에 기여하지 않았습니다.

의회의 지출 제한이 해제된 2017년에 이르러서야 연준은 더 적극적인 금리 인하에 나섰습니다. 높은 지출과 감세가 맞물리면서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는 2017년 GDP의 2.2%에서 팬데믹 발발 직전 GDP의 5%로 늘어났습니다.

2020 년 미국 의회는 대립과 당파 싸움으로 정치적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가 팬데믹 발발로 결단력 있는 조치가 필요해지자 비로소 마비 상태를 벗어났습니다. 2조 달러가 넘는 지출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습니다. 미국 재정적자는 2021년 말까지 연간 4조 달러 수준으로 치솟아 GDP의 약 2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의회가 향후 추가 자금을 지원할 경우 그 비율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연준과 미국 정부가 내놓은 초기 정책 대응은 대부분“지원” 성격의 정책입니다. 지원 정책은 주로 계단식 네트워크 붕괴 단계에서 일어나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완화하고 재건 단계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됩니다. 한편 "회생" 정책은 경제 회복·재건 속도를 가속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연준은 회생 정책을 제대로 감당할 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준의 주요 임무는 일종의 기둥 역할로, 금융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금융 붕괴 도미노 상황을 방지하여 공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기 침체를 막는 것입니다. 사실상, 세간의 표현을 빌자면, 연준에게는 경제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실타래를 당겨 얼어붙은 경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은 없습니다.

반면 재정정책은 재건 속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회생 정책에는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집행되지 않을 새로운 지출이 요구되며, 1930년대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을 일자리에 복귀시키는 데 더 큰 중점을 둬야 합니다. 그래야만 경제 제건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즉, 세금 절감은 저축 증가로 이어져 경제 회생에 미치는 효과가 없는 반면, 인프라 건설 프로그램은 새 자금을 새 프로젝트에 투입함으로써 즉각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어, 매우 긍정적인 경제 파급 효과를 제공합니다. 연방 재정 지원을 너무 이른 시점에 철회하는 것은 경제 회복 전망에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며,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급격한 지출 삭감 역시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입니다. [통화 및 재정 정책의 융합에 관심이 있는 분은 여기에서 "현대 통화 이론, 뒷문으로 정책에 편입"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참조하십시오.]

2020년 후반과 2021년에는 경제 회생 지원을 목적으로 설계된 재정 부양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울러 연준은 지방채 시장과 회사채 시장을 지원 정책 대상에 포함시켜 정부의 재정 이니셔티브를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될 수 있으며, 이미 그런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자 합니다. 막대한 지원 정책과 회생 정책이 예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이 입은 피해 범위와 소득 감소에 따른 수요의 대폭 감소를 고려할 때, 향후 전개될 경제 재건 단계는 느리고 오랜 기간에 걸쳐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저자 소개

블루포드 "블루" 퍼트넘씨는 2011년 5월 이후 CME 그룹의 전무이사 겸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재직하여 왔습니다. 블루 퍼트넘씨는 금융서비스업계에서의 35년이 넘는 경력과 중앙은행 관련 및 투자 리서치와 포트폴리오 관리에 관한 해설을 해 오며 CME 그룹의 글로벌 경제상황에 관한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더 많은 보고서를 보십시오.: CME 그룹 전무이사 겸 수석이코노미스트 블루 퍼트넘의 보고서

저자 소개

에릭 놀란드는 CME 그룹 상무이사 겸 선임 이코노미스트입니다. 에릭 놀란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트렌드를 추적하고 경제적 변수를 평가하며 CME 그룹과 그 사업전략 및 동 소속 시장의 투자자들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는 경제 분석을 맡고 있습니다. 그는 또한 CME 그룹의 글로벌 경제 및 금융상황과 지정학적 상황에 대한 대변인 중의 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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