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중동 리스크 프리미엄이 너무 낮은 것인가?

  • 22 Jan 2020
  • By Bluford Putnam and Erik Norland
  • Topics: Energy

본 연구 기사는 Global Commodity Applied Research Digest의 2020년 봄 간행본용으로 승인되었습니다 (GCARD at http://www.jpmcc-gcard.com/).

9월 중순 사우디 정유 시설에 가해진 공격으로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이 약 6% 감소했고, 이로 인해 유가가 배럴당 8달러 급등했지만 오래 가지 않아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2020년 초 미국이 이라크에서 이란 장군을 암살하고 여기에 대해 이란이 이라크 미군 기지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응수했을 때도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앞서보다 작은 규모로 급격한 유가 급등이 있었지만 금세 원래의 가격대로 돌아간 것입니다.

우리의 추정에 따르면, 2020년 1월물 선물 만기 곡선의 백워데이션 정도를 일부 반영해 평가하는 중동 긴장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은 배럴당 5~7달러 정도에 그쳤습니다. 이는 미국발 셰일 혁명으로 미국의 원유 수입이 감소하고 미국산 석유 수출(원유와 정제 제품 합산)이 늘어나기 전의 배럴당 15~20달러 수준과 비교되는 결과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다루고자 하는 이슈는 리스크 프리미엄이 중동발 불안에 보다 적극적으로 반응하지 않은 이유와 향후 원유의 리스크 프리미엄 상승을 야기할 요인이 무엇일까하는 것입니다.

지정학적 유가 급등의 신속한 되돌림을 야기한 요인들

현재 미국이 전 세계 원유생산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현재 전 세계 최대의 원유 생산국이며, OPEC이 전 세계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세에 있습니다. 현재 환경에서는 세계 3대 원유 생산국(Big Three)인 미국, 러시아, 사우디 아라비아가 실질적으로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습니다.

사우디는 원유 생산의 결정권을 국왕에게서 지난 12월 상장한 거대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Aramco)에게로 넘기는 과정을 진행하면서 장기적인 조정 국면에 들어가 있습니다. 당장은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아람코가 글로벌 원유시장의 버퍼 기능에 집중하기 보다 배당급 지급을 위한 현금흐름과 수익 창출에 보다 집중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우디산 원유는 생산량 증가에 따른 한계비용이 극단적으로 낮습니다. 기업가치에 집중하게 된다면 원유와 현금의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우선순위로 부상하게 될 것입니다.

이에 비해 러시아의 경제는 원유와 가스 판매를 통한 현금 유입을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원유 생산 감축에 참여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입니다.

큰 변화가 일어나는 곳은 미국입니다. 셰일 생산업자들의 생산량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가 상승으로 인해 대략 향후 8개월 간 강력한 공급량 증가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의 셰일 생산업자들은 국내외 심부유정(deep well) 생산업자들에 비해 더욱 헤지거래자적 성격을 드러낼 것으로 보입니다. 심부 유정의 생산 속도는 25~30년 간 비교적 안정적 속도를 유지합니다. 따라서 생산업자들은 유가의 사이클을 이겨내고 장기적 추세를 따르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셰일오일 생산업자들은 이보다 훨씬 짧은 주기로 움직입니다. 셰일 유정은 약 18~24개월 간 유지되기 때문에 셰일 생산업자들은 미래 공급량 유지를 위해서는 새 유정을 뚫어야만 합니다. 그 결과, 셰일 생산업자들은 미래 생산량을 헤지하려는 경향이 딥웰 생산업자들에 비해 훨씬 강합니다 (예를 들면 원유 선물에 대한 숏 포지션 구축) 따라서, 급격한 유가 인상이 있을 때 셰일 생산업자들은 새 유정은 물론 이미 시추한 곳을 포함한 미래 생산량 헤지를 위해 유가 선물을 신속하게 매도하곤 합니다. 이러한 요인이 유가 쇼크의 신속한 해소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또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아마도 평가절하된 것처럼 보이지만) 유가 상승이 Bakken, Eagle Ford, Niobrara 같은 지역의 신규 투자 유인책으로 작용할 수준까지 상승할 경우 미국이 생산량을 얼마나 더 늘릴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 지역들은 유가가 배럴당 80~115달러대에서 거래되던 2014년 이전에 강력한 생산량 증가세를 보였었습니다. 2014-16년 유가 폭락 이후로 생산량 증가세는 퍼미안 유역에 집중되었습니다. 이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쿠싱의 프라이싱 센터 및 휴스턴의 수출 터미널까지 파이프라인으로 잘 연결되어 있습니다.

퍼미안 지역 이외의 곳에서는 2014년 말부터 2016년 초까지 유가와 함께 자본지출(capex)도 급락했으며 완전한 회복에는 근처에도 가지 못했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자본지출은 퍼미안 지역은 물론 그 외 지역들을 포함해 거래소 전반에 걸쳐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이 말은 곧 현재의 유가는 추가 장비 투입을 정당화하기에 너무 낮은 수준임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중동발 불안 또는 기타 요인이 다시 유가를 배럴당 70달러 위로 밀어올린다면 이 추세가 반전될 수도 있습니다.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간다면 그런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그러나 리그 수의 붕괴가 전체적인 상황을 완전히 대변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생산되는 원유의 양은 리그 수와 리그당 생산성을 곱한 것과 같습니다. 2011년 이후로 리그 생산성에 혁명적 변화가 있었습니다. 물론 최근의 생산성 증가분의 일부는 실제가 아닌 것으로 판명될 수도 있습니다. 리그 수 감소는 탐사 시추 수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물론 기업들이 가장 생산성이 높은 유정에 자사가 가진 최고의 장비들을 사용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유정들이 고갈된다면 생산성과 생산량은 줄어들기 시작할 것입니다. 일단 그러한 감소세가 시작되면 자본지출의 부족이 감소세를 더욱 악화시킬 것입니다.

미국 내 생산량 감소가 아직까지는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2020년의 뉴스였습니다. 이를 상쇄하는 뉴스는 생산량 감소가 2020년대 후반으로 가면서 리스크가 될 수 있고, 그로 인해 원유시장의 복잡한 역학관계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내 생산량 감소는 중동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대한 원유시장의 민감성을 높이게 될 것이며, 시장에서 리스크 프리미엄이 다시 커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리스크 프리미엄이 커지게 되면 (특히 실질적 공급량에 대한 저해요인이 발생하면) 유가가 상승하면서 미국 내 투자와 공급량 증가에 다시 불을 붙이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2020년대 전반에 걸쳐 미국이 여전히 주요 스윙 프로듀서의 지위를 유지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 10년의 경험을 교훈삼는다면 미국 내 리그 수가 유가 상승에 반응하는 데 약 4개월이 소요될 것이며 실제로 공급량이 늘어날 때까지는 추가로 4개월이 더 걸릴 것입니다. 그러므로 가격 급등과 미국 내 생산량이 꾸준히 상승하기 시작하는 시기 간의 시차는 평균적으로 대략 8개월 정도 될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요인은 재고량입니다. 2019년과 2020년 초까지 일어난 사건들에 유가가 더 크게 반응하지 않은 이유는 아마도 재고량 때문일 것입니다. 원유생산에 차질이 발생했을 때 미국과 전 세계의 재고수준은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로 인해 당시 정제 가솔린 가격의 상승도 제한되었습니다. 향후 생산 차질을 빛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재고수준이 2019년말과 2020년 초 대비 비교적 감소한 상태라면 지난번처럼 급격한 가격 상승이 곧바로 해소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원유 및 정제 제품 수출량이 꾸준히 중가하는 상황에서 미국산 원유는 국제 원유 수요와 훨씬 더 긴밀하게 연결된 상태입니다. 미국산 수출량으로 인해 브렌트/WTI 유가는 대략 운송비의 평균값과 변동성 모두를 반영한 정도의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중동발 리스크 증가

2019년 9월과 2020년 1월의 지정학적 긴장 상황으로 인한 유가 급등이 단기에 끝났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공급차질의 가능성은 더 커졌을 지도 모릅니다. 미국은 자국에 위협이 된다고 간주되면 외국의 군사지도자를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전례를 남겼습니다. 이란은 이라크 내 미군에 대해 보복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전례를 남겼습니다. 2019년 9월에 전 세계는 사우디의 석유시설이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모든 공격과 반격은 양쪽 모두에게 다음번 충돌에는 부담이 더 커진다는 교훈을 줍니다.

우리의 리스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시장을 흔드는 중요한 사건의 발생 가능성이 2018년과 2019년 대비 2020년에 더 높아졌습니다. 이로 인해 리스크 분포의 극단에 있는 꼬리 리스크(tail risk)가 과소평가될 수 있으며, 옵션의 내재변동성을 반영한 단기 리스크 분석의 유용성은 떨어지게 됩니다.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긴 하지만, 셰일 생산업자들이 미래 생산량을 헤지하면서 유가 랠리의 매도자로 급격히 부상하는 경향성을 고려할 때 가능성은 낮고 영향력은 큰 일련의 파괴적 사건들이 발생한다면 시장에서 리스크 프리미엄의 변화가 생길 것으로 판단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2020년 초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되었을 때조차 30일물 NYMEX WTI 원유옵션의 내재 변동성이 역사적 수준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29.4%까지 움직이는 데 그쳤다는 사실입니다. 그 후 수 주 간 내재 변동성은 26%로 약간 후퇴했습니다. 원유 재고가 2020년 초보다 상대적으로 더 낮고 미국 내 생산량이 2020년대 어느 시점에 최대치에 도달한다면 내재 변동성이 크게 상승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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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에릭 놀란드는 CME 그룹 상무이사 겸 선임 이코노미스트입니다. 에릭 놀란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트렌드를 추적하고 경제적 변수를 평가하며 CME 그룹과 그 사업전략 및 동 소속 시장의 투자자들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는 경제 분석을 맡고 있습니다. 그는 또한 CME 그룹의 글로벌 경제 및 금융상황과 지정학적 상황에 대한 대변인 중의 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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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블루포드 "블루" 퍼트넘씨는 2011년 5월 이후 CME 그룹의 전무이사 겸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재직하여 왔습니다. 블루 퍼트넘씨는 금융서비스업계에서의 35년이 넘는 경력과 중앙은행 관련 및 투자 리서치와 포트폴리오 관리에 관한 해설을 해 오며 CME 그룹의 글로벌 경제상황에 관한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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