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지만 불안한 유럽의 외환과 채권시장

유로존 경제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경기 침체, 독일 경기 정체, 그리고 근원 인플레이션이 작년 말 1%에 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유럽중앙은행(ECB)이 꿋꿋이 마이너스 금리(-0.4%)를 고수하는 가운데 2019년 4분기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기조는 COVID-19 이전의 일이었습니다. 이 지역 경제는 현재 2020년에 4%에서 8%가량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2019년 균형을 이뤘던 경상수지는 올해 지출 급증과 세수 감소로 적자 규모가 GDP의 2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ECB는 금리를 -0.5%로 인하하며 마이너스 금리 영역 더 깊숙이 내려갔습니다.

이러한 난국 속에서도 유럽 시장은 상대적으로 침착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럽 주식시장은 미국 주식시장의 성과보다는 다소 낮지만, 소폭 상승했으며, 유로(EUR)와 유럽 채권시장은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그림 1 및 2).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채권 스프레드는 확대되었지만, 지금까지는 2009-2012년과 같은 유사한 현상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림 1: 미국과 유럽이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가운데 EURUSD는 COVID-19에 거의 반응하지 않고 있음

그림 2: 2009-2012년과 비교하여, 유럽 채권은 동요하지 않은 채, 고요하고 침착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

유로존 채권이 안정세를 유지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운 일입니다.  채권 보유자들이 유로화권 전반에 걸쳐 국가 재정 상태가 극도로 악화되는 상황을 인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5월 5일에는 독일 헌법재판소가 ECB의 공공부문 채권 매입 프로그램(PSPP)에 대한 몇몇 위헌 소원을 받아들이는 악재를 버텨내고 있습니다. PSPP는 ECB가 다양한 유로존 회원국 부채 간 스프레드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정책 도구입니다.  유럽중앙은행(ECB) 측은 이 사안과 관련한 법적 판단은 유럽 재판소 관할이라고 대응하였습니다.

최소한 이 사안을 둘러싼 논란은 통화는 하나의 공통된 통화를 사용하되 19개의 다른 국가 재정정책이 존재하는 유로존의 독특한 구성을 투자자들에게 상기시키는 사례일 것입니다.  하나의 통일된 재정 정책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Eurozone 회원국은 몇몇 규칙을 준수해야 하며, 그러한 규칙에는 다음이 포함됩니다.

  • 재정 적자가 절대 GDP의 3%를 초과해서는 안 됩니다.  2019년에는 모든 유로존 회원국이 이 규정을 준수했지만, 2008 -2014년 사이 여러 국가가, 그리고 이 중 몇 년간은 대부분 회원국이, 이 규정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팬데믹 이후 유로존 회원국들이 적자 지출을 GDP 3% 이내로 적자 범위를 줄이려면 몇 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 총 정부 부채가 GDP의 60%를 초과해서는 안 됩니다.  2019년 3분기 현재, 독일과 아일랜드(각각 61%와 63%)가 규정을 거의 준수하기는 하였으나, 엄격히 이 규정을 지킨 회원국은 단 두 국가, 즉 핀란드(공공부채/GDP 59%)와 네덜란드(49%)뿐이었습니다.  한편, 오스트리아의 공공부문 부채는 GDP의 71%였으며, 벨기에, 프랑스, 스페인의 부채는 100%에 가까웠고 포르투갈은 120%, 이탈리아는 140%에 약간 미달하는 수준이었고, 그리스는 거의 180%에 달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마리오 드라기 전 ECB 회장이 2012년 유로존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던 약속에서 비롯된 ECB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의 결과입니다. 채권 매입 프로그램은 각국의 국내 채권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 채권 투자자들은 독일 법원의 판결에 동요하지 않았습니다.  일단은 ECB가 유로존 회원국의 부채 발행 중 상당 부분을 계속 흡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수준에선가는 투자자들이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로 들자면 미국과 영국에는 단 하나의 국채 발행 기관과 단 하나의 중앙은행만 있으며, 이 기관들이 통화와 채권시장을 관리합니다.  유로존의 경우에는 19개의 독립 국가가 국채를 발행하고 단 하나의 중앙은행이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유로존에는 사실상 국채시장이 전혀 존재하지 않고 대신 공공부채 시장만 존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즉 유로존에는 국채 시장은 없고, 미국의 지방채 시장만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균형 예산을 유지해야 하는 미국 및 지방정부와는 달리, 유로존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재정 적자를 기록하며, 그 과정에서 자국 경제 규모 대비 막대한 부채를 축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구조가 인플레이션과 재정 적자를 반대하는 매파들이 ECB의 채권 구매 프로그램에 이의를 제기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들 매파는 ECB가 개별 국가의 부채를 매입하는 것은 부채 공동화와 공동 재정정책으로 가는 백도어라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유럽 경제가 입은 타격과 정치적 논쟁에도 불구하고 EURUSD 옵션 시장도 유로존 정부 채권 시장처럼 비교적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식시장 투매 행렬이 최악에 달하여 달러 조달 위기 초기였던 3월 중 한때 EURUSD 둥가격(ATM) 옵션의 내재 변동성이 4%에서 15%로 급등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개입하면서 달러 유동성과 스왑 라인을 제공한 이후 통화 옵션 변동성은 2012-2019년의 평균 수준으로 돌아왔습니다.  또한, 3월 변동성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점에도 EURUSD 30일물 등가격 채권의 내재변동성은 2008년과 2009년의 최고점에 비교하면 절반 정도에 불과했습니다(그림 3).

그림 3: 표면적으로는 EURUSD 옵션시장이 비교적 침착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

그러나 EURUSD ATM 옵션 가격의 평온한 수면 아래에서는 통화 옵션 트레이더들이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명백해보입니다. 옵션 시장의 다른 두 측면에서 EURUSD 옵션시장의 가격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러한 초조감을 읽을 수 있습니다.

  1. 왜도: OOT(외가격) 풋옵션과 콜옵션의 내재 변동성이 다양한 행사가 전반에 걸쳐 다른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
  2. 거래량 : 다양한 행사가 전반에 걸친 각 옵션의 거래량.

EURUSD의 향방을 점치는 시나리오를 구성하여 살펴보면 전통적인 정규 분포에서 보는 것과 유사한 고점 대신 평평하고 고점은 폭이 넓고 좌측에 범프가 있습니다. 이는 일부 거래자들이 EUR의 폭락에 대한 각별한 경계심을 지닌 일부 거래자들이 외가격 콜옵션과 풋옵션 모두를 매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극도의 가격 하락(또는 상승)이 현실화되리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투자자들은 유로존이 보통을 넘어서는 수준의 극심한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음을 나타내며, 따라서 투자자들이 강력한 하방 시나리오에 대비하여 풋옵션을 보호 수단으로 매수하는 동시에 일부 상방 콜옵션도 보호 수단으로 매수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그림 4).

그림 4: 하방 보호 장치 및 상방 장치 동시에 확보.

결론

  • 겉보기에는 유럽 시장이 고요한 것으로 보임
  • 수면 아래서는 투자자들이 극단적인 EURUSD 변동에 대비하여 보호 장치를 확보 중임
  • ECB가 채권 매입에 나섬으로써 유럽 회원국 발행 채권 간 스프레드는 크게 확대되지 않은 상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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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에릭 놀란드는 CME 그룹 상무이사 겸 선임 이코노미스트입니다. 에릭 놀란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트렌드를 추적하고 경제적 변수를 평가하며 CME 그룹과 그 사업전략 및 동 소속 시장의 투자자들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는 경제 분석을 맡고 있습니다. 그는 또한 CME 그룹의 글로벌 경제 및 금융상황과 지정학적 상황에 대한 대변인 중의 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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