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Brexit): 영국보다 EU가 입게 될 타격이 더 클까?

  • 18 Apr 2016
  • By Erik Norland

영국과 EU 가운데 브렉시트를 더욱 우려해야 하는 쪽이 있다면? 통화옵션 시장활동을 근거로 할 경우 정답은 영국입니다. 최근 들어 90일 만기 등가격 파운드-달러(GBPUSD) 옵션의 내재변동성은 이례적으로 유로-달러(EURUSD) 옵션의 내재변동성을 크게 뛰어넘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파운드화 옵션의 내재변동성이 유로화 옵션의 내재변동성과 일치한 경우는 겨우 손에 꼽을 정도였으며 이를 상회한 경우는 훨씬 드물었습니다(그림 1).

당연한 얘기지만 브렉시트 상황 속에서 상당한 관심이 영국에 쏠리게 되었고 영국의 EU 잔류 여부를 묻는 6월 23일 국민투표에서 탈퇴를 찬성하는 유권자가 더 많을 경우의 리스크 또한 관심의 대상입니다. 영국은 그렇다 치더라도 유로화와 EU에 대한 리스크에도 충분한 관심이 쏠렸는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영국의 관점에서 볼 때 브렉시트 리스크는 과장된 것일 수 있습니다.

·        영국은 유럽 단일통화 또는 솅겐조약(Schengen Agreement, EU 회원국 내 무비자 여행을 허용)에 아직까지도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        EU 비회원국인 노르웨이와 스위스는 풍요로운 경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상업, 산업, 금융 부문에서 유럽 내 나머지 국가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영국과 EU의 현 관계를 대부분 유지시켜줄 조약을 실행하고자 교섭이 잇따를 것입니다.

영국 입장에서 브렉시트 리스크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영국은 EU 탈퇴 시 우선 회원국 자격을 잃게 되며 무역협정 외에도 현재 영국에 거주 중인 나머지 EU 회원국 국민 수백만 명의 미래 등 교섭해야 할 세부사항이 적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움직임이 힘을 받게 되고 그에 따라 영국 파운드화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습니다.

그림 1: 영국 파운드화 옵션의 내재변동성, 유로화 옵션의 내재변동성보다 대체로 낮은 수준 90일 만기 옵션의 내재변동성(%)

그렇다 해도 브렉시트 리스크는 EU, 특히 유로존의 경우에 훨씬 클 수 있습니다. 우선,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점차 다른 유럽 국가들도 자신들의 EU 또는 유로존 회원자격이 영구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EU를 탈퇴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유력한 국가는 바로 그리스입니다. 그리스 경제는 또 한 차례의 강도 높은 긴축정책의 영향으로 다시 위축되고 있습니다. 최근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를 디폴트로 몰아가고 있다며 비난한 바 있고 IMF는 이를 부인했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그리스 사태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고 만에 하나 상황이 다시 악화될 경우 유로화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나 브렉시트 여부를 떠나 영국 파운드화에 미치는 영향은 아마도 미미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만약 국민투표 결과 영국이 EU를 탈퇴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다른 유럽 국가들도 비슷한 생각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유럽 통합에 회의적인 극우 성향의 정당이 빠르게 지지를 얻고 있고 오스트리아와 덴마크,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의 경우에도 비슷한 성향의 오랜 정당들이 세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정당체제 또한 분열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들로 인해 유럽은 솅겐조약에 대한 지지를 약화시키는 다른 문제, 예컨대 유럽 난민 문제, 유럽에 부진한 경제성장률과 마이너스 단기금리를 초래한 막대한 부채 등과 같은 문제들을 쉽사리 해결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영국이 EU에 잔류하게 되면 파운드-달러(GBPUSD) 옵션의 내재변동성은 아마도 유로-달러(EURUSD) 옵션의 내재변동성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EU를 탈퇴하게 되면 EURUSD 옵션 대비 GBPUSD 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단기적으로는 급상승할지 몰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국민투표 결과 영국이 EU를 탈퇴하게 되면 유로화의 변동성이 영국 파운드화의 변동성을 상회하게 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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